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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 1598-4540(Print)
ISSN : 2287-8211(Online)
Journal of Korea Game Society Vol.14 No.4 pp.17-26
DOI : https://doi.org/10.7583/JKGS.2014.14.4.17

A Study on Interaction Mechanism and Narrative Style of Indie Games

Jung Yeop Lee
Information and Culture Technology Studies, Seoul National University
Corresponding Author: Jung Yeop Lee(Seoul National University); E-mail: elises@snu.ac.kr
July 4, 2014 July 28, 2014

Abstract

This Paper discusses about the popularity of indie games that have recently caught spotlight from multiple platforms by finding the reason from the games’ innovative way of interaction and new attempts in narrative style, and the objective is a preliminary study on indie games’ game design, storytelling and it’s prestige. This paper focuses on the aspects of indie games compared to established studio games by means of interaction mechanism, directing style and narrative style, and analyzed it with examples. In addition, it looks into examples of Korean indie games entering global platforms such as Steam.


인디게임의 인터랙션 매커니즘과 서술방식 연구

이 정엽
서울대학교 연합전공 정보문화학

초록

이 논문은 최근 다수의 플랫폼에서 주목받고 있는 인디 게임(indie games)의 열풍을 그 게임 의 인터랙션 방식의 혁신과 서사적 시도에서 찾고, 인디 게임의 게임 디자인과 스토리텔링, 그 리고 그 위상에 관한 시론적인 해석을 시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인디 게임이 기 존의 대규모 스튜디오 게임과 다른 면모를 인터랙션 메커니즘, 연출 스타일, 서술 방식에서 찾 고 각각의 사례들을 분석하고자 했다. 아울러 한국 인디 게임이 스팀과 같은 글로벌 플랫폼에 진출한 사례를 살펴보고, 앞서 언급한 방법론들을 동일하게 적용하여 분석하였다.


    1.서 론

    이 논문은 최근 다수의 플랫폼에서 주목받고 있 는 인디 게임(indie games)의 열풍을 그 게임의 인터랙션 방식의 혁신과 서사적 시도에서 찾고, 인 디 게임의 게임 디자인과 스토리텔링, 그리고 그 위상에 관한 시론적인 해석을 시도하는 것을 목표 로 한다. ‘인디(indie)’ 라는 용어는 일반적으로 주류 (mainstream)에서 벗어난 문화를 지칭하며, 특히 게임보다 먼저 문화산업의 기반을 구축했던 영화나 음악 분야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또한 이 용어의 기원 역시 보다 먼저 산업적인 기 반을 갖추고, 비평적인 논의가 시작된 영화와 음악 에서부터 찾을 수 있다. 계속해서 상업화 되어가는 영화와 음악 산업에서 인디 문화는 하나의 문화운 동으로서 의미를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김민규는 인디 문화 자체가 처음부터 기존 산업에 대한 반 작용으로부터 일어났으며, 해당 문화가 지닌 획일 성과 비진정성, 창작/수용의 커뮤니케이션 단절, 이 로부터 기인하는 창조성의 제약 등이 그 원인이었 음을 지적한 바 있다[1].

    인디 문화를 언급할 때 일반적으로는 ‘인디펜던 트(independent)’라는 용어가 지닌 ‘거대자본으로부 터의 독립’과 ‘주류 문화에 대한 저항’이라는 의미 가 가장 중요시하지만, 게임으로 한정했을 경우 이 의미는 조금 다르게 적용된다. 게임은 문화콘텐츠 장르 중 가장 고도로 산업화되어 있으며, 다수의 인력이 투입되어야 하는 자본 중심적인 제작 구조 때문에 인디 게임이 지닌 주류 문화에 대한 저항 으로서의 정치적인 의미는 다소 퇴색되는 것이 사 실이다. 인디 게임에서 ‘인디’란 게임의 창작 방식 뿐만 아니라 판매, 배급, 플레이에 이르는 게임과 관련된 모든 과정에서 주류에 대응하는 대안을 제 시하는 움직임을 일컫는다[2]. 이러한 경향은 2000 년대 후반부터 PC 게임을 주로 배급하는 스팀 (Steam), 그리고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 (Playstation Network),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 Live, 닌텐도의 Wii Ware 등 대표적인 플랫폼들 이 기존의 방침과는 달리 소규모 개발자들을 지원 하는 인디 게임을 본격적으로 배급하기 시작하면서 가속화되었다. 다시 말해 인디 게임은 게임 외부의 정치적 상황으로 눈을 돌리기보다 장르 자체의 주 류적인 관습에 대한 대안으로서 더 강한 지향성을 지닌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인디 게임이 대안으 로서의 가능성을 갖추고 비디오 게임 산업에 일정 이상 영향을 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제대로 된 연구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러한 원인에는 그동안의 게임 연구가 게임 자체 의 콘텐츠적인 요소보다는 제작과 관련된 프로그래 밍이나 그래픽과 같은 기술적 요소 혹은 사용자 반응과 같은 부가적인 연구에만 매달렸기 때문이 다.

    이미 고도로 산업화 되어버린 비디오 게임 시장 에는 새로운 형태의 인터랙션 메커니즘과 소재를 발굴하기 보다는 이미 검증된 장르나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바탕으로 기존의 관습을 고수하려는 경향 이 존재한다. MMORPG와 FPS 같은 장르가 대규 모 스튜디오 개발 게임의 주류를 이루고, 유사한 인터랙션 방식의 캐주얼 게임이 모바일 장르 전반 에 걸쳐 계속해서 반복 제작되는 것을 감안하면 게임 시장은 일종의 매너리즘에 빠져있음을 알 수 있다. 인디 게임은 이러한 매너리즘에 대한 대안으 로 자본에 대한 독립, 생산 방식과 주제의 독창성 을 제시하고자 하는 움직임이다. 따라서 인디 게임 에 대한 인식과 위상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인디 게임이 AAA 게임으로 대변되는 대규모 스튜디오 제작 게임과 비교하여 무엇이 차별적인지 분석하는 시도가 필요하다. 이 논문에서는 이러한 인디 게임 이 지닌 인터랙션(혹은 메카닉스), 연출과 스토리, 서술방식의 변화를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인 디 게임이 게임 시장에 던진 아방가르드적인 예술 적 시도가 지니는 의미를 고찰해 보고자 한다. 아 울러 한국 게임 중에서도 이러한 플랫폼들에 진입 한 드문 사례들을 분석하여, MMORPG와 모바일 게임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한국 게임 시장에 던 진 파장의 의미를 파악하고자 한다.

    2.인디 게임의 인터랙션과 아방가르드적 스토리텔링

    인디 게임은 대규모 스튜디오를 갖춘 게임 회사 의 작품과는 달리 거대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을 기 본 전제로 한다. 때문에 기존에 시도되지 않았던 인터랙션 메커니즘을 게임에 접목시키거나, 과거에 많이 개발되었던 장르이지만 이제는 시장성이 없다 고 판단되는 게임들 또한 인디 게임의 소재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인디 게임 개발자들은 인디 게임을 개발하는 이유로 ‘개인적인 표현의 가능성’ 을 들고 있다. 2011년에 개봉한 다큐멘터리 “인디 게임: 더 무비”에서 「브레이드(Braid, 2008)」의 개발자 조나단 블로우(Jonathan Blow)와 「슈퍼 미트 보이(Super Meat Boy, 2010)」의 개발자 에 드문트 맥밀렌(Edmund McMillen)과 토미 리페네 스(Tommy Refenes)는 영화 내의 인터뷰에서 매 끄럽게 다듬어진 대규모 스튜디오의 상업용 게임과 는 달리 “인디 게임은 개발자의 개인적인 흠과 약 점들을 게임 속에 삽입한 뒤, 이에 대한 반응을 지 켜보고 소통하는 과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3]. 다 시 말해 인디 게임은 여타의 예술 장르와 같이 자 기표현의 매체적 가능성을 지니고 있으며, 게임 디 자인은 글쓰기와 같은 의사소통의 도구로 자리매김 하게 된다. 이들은 대규모 스튜디오로의 취업이 가 능함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표현의 가능성을 추구 하기 위해 인디 게임을 선택한 소수의 개발자들인 것이다. 여기서는 인터랙션 메커니즘, 연출과 스토 리, 서술 방식의 세 가지 분야로 나누어 인디 게임 이 보여주는 게임 디자인의 새로움을 서사학적인 차원에서 분석해보고자 한다.

    2.1.탈관습적 인터랙션 메커니즘을 통한 미학적 구현

    게임 디자이너 마크 르블랑(Marc LeBlanc)은 게임이 구동되고 사용자에게 미적인 감흥을 미치는 일체의 과정을 게임 내재적으로 규명하기 위해 게 임의 여러 요소들을 메카닉스(mechanics), 다이내 믹스(dynamics), 미학적 요소(Aesthetics)로 구분 한 바 있다[4]. 이러한 구분 자체는 특별할 것이 없지만, 메카닉스가 토대를 이루고 이를 통해 구현 된 다이내믹스를 통해 상부구조에 해당되는 미학적 요소가 구현된다는 논리는 지금 시점에서도 유효한 분석도구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미학적 요소의 변 화만으로 메카닉스와 다이내믹스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지만, 그 역은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탈관습적인 메카닉스와 다이내믹스의 사용이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대부 분의 PC용 MMORPG와 FPS에서 캐릭터의 이동 을 위해 사용되는 W-A-S-D 키의 사용과 같은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관습들을 포기하는 순간 기존 의 관습에 익숙한 대부분의 사용자들에게 외면받기 쉬운 것이다.

    따라서 게임 개발자에게 있어서 토대에 해당하 는 메카닉스에 변화를 준다는 것은 매우 조심스러 운 선택일 수밖에 없다. 일반적인 상용 게임의 경 우 개발하는 장르의 기존의 관습과 메커니즘을 존 중할 수밖에 없으며, 플레이어들은 종종 혁신적인 메커니즘보다 자신들이 익숙한 기존 관습을 차용한 게임을 선호하는 경우도 많이 발견된다. 예스퍼 율 (Jesper Juul)은 캐주얼 게임 개발자들이 타일 맞 추기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기존 게임으로부터 의 ‘혁신(innovation)’과 ‘복제(cloning)’사이에서 고 민한 사실을 언급하고 있다. 그는 플레이어 입장에 서는 개발자가 독창적이라 주장하는 게임에 대해서 도 자신이 예전에 플레이했던 게임 사이의 연관 관계를 부정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이유로 들어 많은 플레이어들이 상용 게임의 선택에 있어서는 기존 관습을 아주 조금만 개선한 혁신과 복제 사 이의 균형 감각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5]. 이 와 같은 율의 주장은 대부분의 상용 게임들이 혁 신과 복제 사이에서 손쉬운 타협점으로 복제를 선 택하게 된다는 가정을 내릴 수 있게 해준다. 이에 반해 인디 게임은 이러한 전제에서 벗어나 탈관습 적인 인터랙션 메커니즘과 서술 방식을 과감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이런 가운데에 스웨덴의 소규모 게임 개발사 스 타브리즈 스튜디오(Starbreeze Studio)에서 개발한 「브라더스: 두 아들의 이야기(Brothers: A Tale of Two Sons, 2013)」는 새로운 형태의 인터랙션 메커니즘을 사용하여 작품의 의미를 더욱 심화시킨 경우에 해당된다[6]. 이 게임은 익사한 어머니에 대한 트라우마를 지닌 두 아들들이 병든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명약을 구하러 모험을 떠나는 것을 소재로 하고 있다.

    특징적인 것은 이 작품의 인터랙션 방식에 있는 데, 일반적인 게임과는 달리 이 게임에서는 두 형 제를 동시에 조종해야 한다. 현 세대의 콘솔의 컨 트롤러에는 두 개의 스틱이 부착되어 있다. 이 두 개의 스틱을 동시에 움직여 각각의 캐릭터를 동시 에 이동시켜야 하며, 캐릭터의 행동은 컨트롤러의 하단 양 옆에 부착된 트리거를 누르면 된다. 게임 내의 퍼즐들은 대부분 두 명의 형제를 동시에 움 직여서 진행해야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기존의 게임 진행방식과 상당히 다른 편이다. 「레고 배트 맨」 시리즈처럼 예전에도 둘 이상의 캐릭터를 서 로 번갈아가며 진행해야 하는 게임은 많았지만, 「브라더스」 처럼 두 명의 캐릭터를 하나의 컨트 롤러로 동시에 움직여야 하는 게임은 찾아보기 힘 들었다. 동생 나이(Naiee)의 조종은 오른쪽 스틱으 로, 형 나이아(Naia)의 조종은 왼쪽 스틱으로 하게 되어 있지만, 둘의 위치가 뒤바뀔 경우 두 손은 생 각만큼 정확하게 움직이지 않는다. 이는 시선과 행 동의 축이 불일치하면서 빚어지는 실수에 해당되는 데, 이 때문에 「브라더스」 는 한 게임평론에서 ‘좌절감을 안겨주는 조작 시스템(frustrating controls)’으로 평가받기도 했다[7].

    그러나 이러한 탈관습적 인터랙션 메커니즘은 나름의 의도한 바가 존재한다. 실제로 게임을 끝까 지 진행하다보면 이러한 조작 시스템 덕분에 형제 들의 협동은 꼭 필요한 것이지만, 쉽지는 않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낯선 조작 방식을 통해 작품 전 체의 ‘낯설게 하기(Verfremdung)’가 가능해진 것 이다. 이 때문에 플레이어는 두 형제 중 특정 캐릭 터에 몰입을 하게 되지도 않고, 단순한 방관자의 위치도 아닌 곳에서 게임을 관조하게 되는 것이다. 이 게임의 연출자인 요제프 파레스(Josef Fares)는 레바논 출신의 스웨덴 국적의 영화감독이다. 독립 영화계에만 몸담아온 파레스는 게임의 기존 관습에 익숙하지 않았으며, 스타브리즈 스튜디오 역시 작 은 규모의 스튜디오여서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이 러한 낯선 조작 방식을 고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앞서 언급한 「브레이드(Braid, 2008)」 역시 인 터랙션 메커니즘의 변화를 통해 미학적 효과를 부 여하려고 한 게임이다[8]. 「브레이드」 에서 게임 진행 중 사용되는 가장 돋보이는 인터랙션은 Shift 버튼을 누를 때 시간을 뒤로 돌릴 수 있다는 점이 다. 물론 과거에도 「페르시아의 왕자: 시간의 모 래(Prince of Persia: The Sands of Time, 200 3)」 같은 게임에서 비슷한 형태의 인터랙션 메커니 즘이 구현된 적은 있지만, 「브레이드」 에서 시간 을 뒤로 돌리는 인터랙션은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메타포로 작용하게 된다. 일반적인 플랫폼 게임과 마찬가지로 「브레이드」 는 공주를 구출하 고자 하는 팀의 이야기를 그 소재로 하고 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브레이드」 는 시작부터 월 드 1이 아닌 월드 2에서부터 출발한다. 월드 6까지 클리어하고 나면 시간 자체가 처음부터 거꾸로 돌 아가는 월드 1이 시작되고 엔딩을 볼 수 있게 된 다. 이 엔딩에서 팀은 공주를 구출하려고 하는데, 실제로 공주를 구출하려고 가까이 다가가면 지금까 지의 구출하려고 했던 장면을 그대로 플래시백으로 다시 보여준다. 시간을 거꾸로 돌리면서 재현되는 장면을 통해, 플레이어는 팀이 공주를 구출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공주를 쫓고 있는 악 당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결국 플레이어는 팀이 공 주를 구출하려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집착이며, 공 주는 그 집착의 대상이었음을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엔딩 직전에 잠깐 등장한 월드 1은 거꾸로 흐르는 시간이 실제의 시간이며, 게임 속에서 바르 게 흐르는 것처럼 보이는 시간이 팀의 착각이자 환영이라는 사실을 암시해준다. 이 게임의 개발자 인 조나단 블로우가 인디 게임을 통해 소통의 가 능성을 타진하고, 그와 관련된 메시지들을 수사학 적으로 스토리 내에 삽입했다는 사실은 인디 게임 이 지닌 자기표현의 매체적 특성을 효과적으로 보 여준다. 특히 이러한 과정이 상부구조에 해당하는 스토리나 연출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인터랙션 메커 니즘의 변화를 통해 구현되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 요가 있다.

    2.2.플랫폼 게임의 연출 방식과 그 철학적 함의

    인디 게임은 홀로 게임 개발의 모든 분야를 맡 거나 2-8명 내외의 소규모 개발 팀에서 게임을 완 성해야 하기 때문에 게임 디자인, 프로그래밍, 비 주얼 아트로 나뉘는 파트별 분류가 별 소용이 없 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러한 인원 부족 때문에 상 당수의 인디 게임들은 단순화 된 2D 그래픽을 선 호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약점을 특징적 인 연출로 대체하는 경우를 자주 찾아볼 수 있다. 인디 게임에서 자주 시도되는 플랫폼 게임 (platform games)은 닌텐도사의 「슈퍼마리오」 게 임처럼 단(壇; platform)과 단 사이를 뛰어다니며, 장애물을 피하는 메커니즘으로 구성되어 있다. 플 랫폼 게임은 과거에는 매우 인기 있는 장르였지만, 3D 그래픽이 보편화 된 시점에서 현재 대규모 개 발사는 극히 일부의 예외를 제외하고는 이 장르의 개발을 시도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소규모 개발팀 에게 있어 플랫폼 게임은 제작이 비교적 쉬운 편 이며 아이디어와 연출에 따라 개성적인 표현이 가 능하기 때문에 즐겨 사용된다. 앞서 인터랙션 메커 니즘에 변화를 주었던 게임과는 달리, 플랫폼 게임 은 관습적인 인터랙션 메커니즘을 사용하되 연출과 스토리텔링에 변화를 주는 쪽을 선택한다. 플랫폼 게임은 경우에 따라 그림자나 광원 효과 같은 비 주얼 효과로 특징적인 연출을 시도하기도 하며, 심 지어는 캐릭터를 아예 사각형의 박스로 추상화시키 거나 중력을 조작하는 인터랙션 메커니즘을 삽입하 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로 무장하고 있다.

    플랫폼 게임 「림보(Limbo, 2010)」 에서는 일체 의 색감을 완전히 배제하고, 흑백 위주의 실루엣으 로만 사물을 구별할 수 있게 디자인했다[9]. ‘림보’ 의 사전적 의미는 지옥의 변방을 뜻하는 것으로, 지옥과 천국 사이에 있으며 기독교를 믿을 기회를 얻지 못했던 착한 사람 또는 세례를 받지 못한 어 린아이 등의 영혼이 머무는 곳을 의미한다. 이 작 품도 이러한 사전적 의미와 유사하게 서두 부분에 서 에이전트는 흑백의 실루엣만이 가득한 공간에서 누워있다 눈을 뜬다. 플랫폼 게임의 특성상 오른쪽 으로 진행해보면 강 위에 쪽배가 놓여있고 이 배 를 타고 알 수 없는 공간으로 향하게 된다. 아마도 이 강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하데스 왕국의 다 섯 강 중 하나를 상징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다섯 강을 모두 건너야 영혼이 순화되는데, 이러한 해석 을 감안하자면 에이전트는 영혼이 순화되지 않은 채 저승의 경계를 방황하는 영혼이라 볼 수 있다. 제작사인 플레이데드(Playdead)가 올려놓은 게임 의 스토리에 관한 설명에는 단 한 줄 “여동생의 운명을 확신하지 못한 채, 소년은 림보에 발을 들 여 놓는다.”라고 되어 있다. 게임이 진행되는 과정 속에서 플레이어는 여동생이 죽음을 인정하지 않 고, 그녀의 영혼을 데려오기 위해 저승의 언저리를 배회하는 것임을 알게 된다.

    흑백 위주의 실루엣으로만 사물과 환경, 캐릭터 를 연출한 「림보」 의 시각적 재현은 우리가 저승 에 대해서 가지는 잠재적인 공포감을 효과적으로 형상화했으며, 일체의 문자 텍스트를 이용한 서술 이나 부가적인 설명을 배제하고 있다. 이처럼 인디 플랫폼 게임에서 특징적인 요소는 플랫폼 게임에서 인원 부족으로 인한 시각적 재현의 불리함을 추상 적 표현의 전경화를 통해 극복하고 있다는 점이다. 「림보」 는 덴마크의 인디 게임 개발잘 아른트 옌 센(Arnt Jensen)의 아이디어로 출발했으며, 추후 비주얼 부분에 한계를 느낀 나머지 디자이너 디노 패티(Dino Patti)가 합류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 추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옌센과 패티는 현재의 작업을 완료하기 위해서는 몇 명의 팀원이 더 필 요하다고 판단해서 플레이데드라는 제작사를 설립 하고 총원 8명의 스튜디오 작업을 마무리 지었다. 인디 게임의 대부분은 이처럼 프로그래머나 디자이 너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하여 간단한 프로토타이핑 후 시각적인 재현을 보강하여 게임이 출시되는 과 정을 거치는 경우가 많다. 추후에 스튜디오를 꾸린 다고 하더라도 10명 이상으로 확대되는 경우를 찾 아보기 어려운데, 이는 그 의사결정 과정의 간명함 을 살리기 위한 것이다.

    인디 게임이 개인 혹은 소규모 집단의 간명한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작가주의의 명맥을 잇고 있 다는 증거는 또 다른 플랫폼 게임 「페즈(FEZ, 2012)」 를 들 수 있다[10]. 「페즈」 는 캐나다의 인디 게임 디자이너 필 피쉬(Phillippe Poisson, a.k.a Phil Fish)와 숀 맥그레스(Shawn McGrath) 가 2인 체제의 회사 폴리트론(Polytron)을 설립하 여 출발하였으나, 게임의 핵심 인터랙션 메커니즘 을 개발했던 맥그레스가 다른 게임 「다이아드 (Dyad, 2013)」 의 개발을 위해 떠나면서 비주얼 아트를 맡았던 필 피쉬는 새로운 프로그래머 르노 베다르(Renaud Bédard)와 새로 팀을 꾸려야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개발 기간은 총 5년이 넘게 소요되었으며, 이 게임의 출시를 기다렸던 수많은 인디 게임 팬들과 출시 시기와 관련된 수많은 루 머와 화젯거리를 양산했다.

    「페즈」 는 앞서 언급한 「브라더스」 나 「브레 이드」 의 경우처럼 기발한 인터랙션 메커니즘을 바탕으로 게임을 진행한다. 「페즈」 의 서두 부분 은 2D 플랫폼 게임처럼 보이지만, 주인공 캐릭터 가 터키 식 모자인 페즈를 쓰고 나면 4면을 회전 할 수 있는 3D 기능을 얻게 된다. 4면의 회전은 정확하게 90°씩 이루어지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거 의 항상 2D로 진행되는 화면을 보게 된다. 결국 「페즈」 는 2D 플랫폼 게임의 특성을 그대로 유지 하면서 핵심적인 인터랙션을 하나 추가함으로써 유 저들의 호응을 얻게 되었고, 최종적으로 100만 카 피 이상을 판매할 수 있었다. 여기에서 주목하고자 하는 부분은 「페즈」 가 개발된 과정과 그 연출 스타일에 관한 것이다. 실제로 처음 4분면으로 회 전하는 인터랙션 메커니즘의 아이디어와 그 구현은 숀 맥그레스의 몫이었다. 숀은 보다 추상적인 형태 의 4분면 퍼즐 게임을 만들기를 원했고, 필 피쉬는 세밀한 픽셀 아트(pixel arts)가 구현된 플랫폼 게 임을 만들기를 원했던 것이다. 둘의 의견 차이는 결국 법정 싸움으로 번졌고, 게임이 거의 완성될 무렵인 2011년에 가서야 합의를 볼 수 있었다. 그 과정 속에서도 필 피쉬는 게임 내의 모든 타일들 을 직접 수작업을 통해 제작했고 게임 내의 대부 분의 타일들의 비주얼을 교체하는 작업을 2회 이 상 진행했을 정도로 픽셀 아트의 연출에 공을 들 였다.

    「페즈」 의 개발자들이 보여준 이러한 의견 차 이는 단순히 엔지니어와 그래픽 아티스트 사이의 대립으로 치부하기에는 게임의 역사에 대한 두 개 발자의 해석적 차이가 존재한다. 필 피쉬가 추구한 수공업적인 픽셀 아트는 8비트 시대의 고전 게임 에 대한 향수 혹은 그에 대한 지향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비디오 게임에서 고전(retro)이란 특정 한 시대의 시스템과 소프트웨어만을 일컫는 것이 아니라 그것의 지위까지도 염두에 둔 말이다[11]. 고전 게임은 단순한 회고적 취향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작은 용량의 매체에서도 압축적인 알고리 즘으로 게임 플레이를 빛나게 했던 시절의 재현 방식이다. 숀 맥그래스가 폴리트론을 사퇴한 뒤 만 든 「다이아드」 의 추상적이면서도 사이키델릭한 패턴들의 재현과 필 피쉬가 보여준 픽셀 아트에의 집착은 분명히 고전에 대한 해석적 차이와 더불어 연출과 비주얼에의 천착이 결과적으로는 게임 플레 이를 돋보이게 할 수도 있다는 역설적인 진실을 드러내준다.

    2.3.사후 서술(post scription)의 효과와 메타 서사(meta narrative)

    각기 다른 사각형이 서로 도와가며 미로를 탈출 하는 인디 플랫폼 게임 「토마스는 외로웠다 (Thomas Was Alone, 2013)」 는 영국의 게임 개 발자 마이크 비셀(Mike Bithell)의 개인 작품이다. 그는 미니멀리즘적인 그래픽을 바탕으로 사각형들 이 방을 탈출하는 게임을 선보였다[12]. 그가 게임 에 등장시킨 이 사각형들에는 구체적인 이름이 붙 어 있으며,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재미있는 것은 이 사각형들은 의인화된 존재가 아니라 그 자체로 인격체로 느껴지게끔 텍스트와 성우의 음성을 통해 일종의 사후 서술(post scription)을 시도하고 있다 는 점이다. 이 게임의 스토리는 빨간 사각형 ‘토마 스’는 외로움을 느껴 자신의 공간에서 탈출하려고 하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그러다 주황색 사각형 ‘크리스’를 만나는데 그는 토마스보다 더 작은 사각 형이다. 이 게임은 키에 비례하여 점프의 높이가 결정되는데, 크리스는 점프할 수 있는 높이가 낮기 때문에 높은 곳에 올라가려면 토마스나 키가 커서 점프력이 좋은 노란색 사각형 ‘존’에게 도움을 받아 야 한다. 그러나 크리스는 작은 구멍 속으로 들어 가 숨겨진 버튼을 누르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 이 후 이들은 물에 뜰 수 있는 파란색 뚱뚱한 사각형 ‘클레어’와 점프발판이 되어 주어 높이 올라갈 수 있게 해주는 분홍색 사각형 ‘로라’를 만난다. 크리 스는 높이 점프할 수 있는 존을 질투하며, 후에 로 라를 만난 뒤로 그녀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사각형으로 표현된 이 캐릭터들은 구체적인 재 현이 되어 있지 않아 처음에는 이러한 사후 서술 에 깊은 공감을 가지기 어렵다. 그러나 게임이 진 행될수록 플레이어는 에이전트를 직접 조종하는 가 운데 텍스트를 통한 서술에 일체감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일체감을 증폭시키는 것은 플레이어가 복수 의 에이전트와 상호작용하면서 각각의 에이전트가 가진 약점을 서로 보완해나가는 과정 속에서 “상호 연대”라는 주제를 은유적으로 공감하게 되기 때문 일 것이다. 이처럼 소설과 영화에서 시도된 서술의 방식을 게임에서 재매개하는 것은 게임에 익숙하지 않고 기존의 서사 장르에 익숙한 관객에게 스토리 를 전달하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 다. 더불어 구체적인 시각적 재현을 피하고 미니멀 리즘적으로 연출된 인디 게임의 시각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캐릭터에 대한 일체감을 증폭시키는 기 제가 된다.

    디지털 게임은 여타의 예술과 마찬가지로 자기 반성적인 메타 서술을 시도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역시 산업적인 논리에 갇힌 메이저 게임보다는 자 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인디 게임에서 시도되었다. 「스탠리 패러블(Stanley Parable, 2013)」 은 제목 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스탠리라는 주인공을 대상 으로 하는 한 편의 우화이다[13]. 주지하다시피 우 화는 일종의 알레고리적인 표현으로 지칭하려는 대 상을 풍자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다른 대상에 빗대 어 표현하는 수사법이다. 알레고리가 은유와 다른 점은 풍자하려는 의도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 그리 고 문장 단위에서 이루어지기보다는 상황적으로 길 게 묘사되어야 한다는 점이 있다. 때문에 이러한 알레고리는 현실비판적인 시선을 갖춘 SF나 판타 지 등의 장르에서 자주 사용된 바 있다. 「스탠리 패러블」 의 주인공 스탠리는 매일 직장으로 출근 하여 온라인으로 연결된 컴퓨터 앞에 앉아 화면이 지시하는 문장을 반복해서 치는 의미 없는 일을 계속해 온 사람이다. 그는 어느 날 계속해서 반복 적인 문장을 입력하다가 주위의 동료들이 모두 사 라진 사실을 알게 된다. 두려움에 휩싸인 그는 미 로처럼 구성되어 있는 사무실을 탈출하려고 하는 데, 이 탈출 과정에서 빚어지는 스토리가 게임의 주요 소재가 된다.

    재미있는 것은 이 게임 역시 「토마스는 외로웠 다」 와 마찬가지로 서술자가 등장하여 문자와 음 성으로 서술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인데, 이러한 서 술은 스탠리로 하여금 그 서술을 어길 수 있는 가 능성을 부여한다는 점이 「토마스는 외로웠다」 와 차이가 나는 점이다. 예를 들어 사무실을 탈출하는 스탠리에게 서술자는 ‘정신개조시설(mind control facility)’로 들어가라고 지시하는데, 잘 살펴보면 옆으로 샛길이 하나 나있고, 벽에는 빨간 크레파스 로 화살표와 더불어 ‘탈출구(Escape)’라고 표시되 어있다. 명백하게 서술을 어길 수 있도록 지시된 이 공간에서 플레이어가 만일 서술자의 지시를 어 기고 탈출구 방향으로 진행한다면, 스탠리는 기계 장치들 사이의 홈으로 빠져 죽게 된다. 그러나 이 러한 죽음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서술자는 계속해서 뒤로 되돌아가라고 하거나, ‘ESC’키를 눌러 게임을 종료하면 스탠리가 죽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계속해서 플레이어의 자유의지를 시험하고 있는 이 러한 진술은 이 게임의 메타적인 속성을 강화시켜 준다.

    사실 어떤 면에서 보면 이 게임은 게임하는 플 레이어의 강박적인 증상을 우화적으로 표현한 셈인 데, 이를 메타적인 서술과 결합하고 있는 점이 특 징적이다. 게임이 여타의 예술과 다른 점 중 하나 는 다중 플롯 구조를 바탕으로 다양한 형태의 분 기점을 가진다는 사실인데, 이 게임은 이를 공간적 으로 재현하고 있으면서도, 기존 서사예술에서 시 도했던 서술자 중심의 서술을 반복하고 있다는 점 이다. 이러한 메타 서술은 일종의 소외 효과를 불 러일으켜 플레이어로 하여금 깨달음과 성찰의 시간 을 가지게 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2.4.한국의 인디 게임과 스팀 플랫폼, 그린라이트(Greenlight), 데수라(Desura)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인디 게임 개발자들은 온라인 배급망이 갖추어진 스팀 (Steam)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게임을 판매할만한 제대로 된 판매망을 갖추지 못했다. 메이저급의 퍼 블리셔들과 계약할 때에는 불리한 계약 조건을 감 수하거나, 패키지 판매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경우 가 태반이었다. 2000년대 후반까지 북미나 유럽과 달리 한국에서는 인디 게임을 선호하는 유저 층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으며, 불법 복제의 영향으로 PC 다운로드 게임과 콘솔 게임 시장은 한국게임시 장에서 10% 미만을 차지할 정도로 존재감이 미미 했다. 이러한 현상은 현재까지도 영향을 미쳐 한국 게임시장에서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의 비중을 합치면 약 90% 정도에 달한다. 때문에 한국의 소 규모 게임 개발 팀이나 개인 자격의 게임 개발자 들은 어느 정도의 시장성이 담보된 iOS나 Android 용 모바일 게임 개발에만 집중했을 정도 로 플랫폼의 집중 현상은 두드러졌던 것이다. 특히 나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은 타일 맞추기 게임이 나 타이쿤 게임 같이 이미 시장성이 검증된 인터 랙션 방식의 게임들을 교묘하게 모방한 게임들이 주를 이루게 되면서, 독특한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인디 게임의 설자리를 더욱 좁게 만들어 버렸다. 아울러 카카오나 라인 같이 대기업 온라인 플랫폼 들이 2차 퍼블리셔의 위치를 차지하면서 소규모 스튜디오의 개발자가 얻게 되는 수익은 대폭 감소 하게 되었던 것이다.

    때문에 최근에는 스팀이나 PSN, XBOX Live, Wii Ware 등 PC와 콘솔용 오픈마켓 플랫폼을 목 표로 삼는 한국 인디 게임 개발자들이 조금씩 늘 어나는 추세이다. 그 중에서도 인디 게임 스튜디오 터틀 크림(Turtle Cream)에서 개발한 「슈가 큐 브: 달콤 쌉싸름한 공장(Sugar Cube: Bittersweet Factory, 2012)」 은 한국 게임으로는 세 번째로 스 팀 플랫폼에 입성한 경우에 해당된다[14]. 앞의 두 경우는 엔씨소프트의 「길드워(Guild Wars, 200 5)」 같은 MMORPG와 엔트리브 소프트(Ntreev Soft)에서 개발한 「클리커(Clickr, 2010)」 으로 모 두 인디 게임 스튜디오라고 부르기에는 큰 대기업 에서 제작된 게임이다. 「슈가 큐브」 역시 전형적 인 2D 플랫폼 게임이지만, 주인공 캐릭터가 지나 간 곳의 타일이 뒤집히면서 새로운 타일로 변환되 는 독특한 인터랙션 메커니즘을 사용했다. 타일이 뒤집히면서 새로운 타일이 등장하는 인터랙션 메커 니즘은 지금까지 여러 게임에서 부분적으로 사용된 바 있으나, 2D 플랫포머 게임에서 전면적으로 사 용된 것은 「슈가 큐브」 가 최초에 해당된다. 이러 한 플레이 방식은 실제로는 장점으로만 작용하지는 않는데, 이는 앞서 말한 바대로 플레이어들이 혁신 과 복제 사이에서 기존 관습을 고수한 클론들을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슈가 큐 브」 의 타일 뒤집기 메커니즘은 분명 혁신에 가까 운 것이지만, 이 게임을 커뮤니티에는 모든 타일이 다 뒤집히면서 흔적을 남겨야 하는 플레이 방식에 대한 문제제기들이 자주 이루어졌다. 이는 전통적 으로 빠른 진행을 원하는 2D 플랫폼 게임의 기존 관습과 배치되는 것으로, 「슈가 큐브」 가 보편적 인 인기를 끌지 못하는 하나의 원인이 되기도 했 다.

    터틀 크림의 차기작 「6180 더 문(6180 the Moon, 2013)」 은 최종 개발 후 데수라(Desura), 스팀의 그린라이트(Greenlight)의 사용자 투표 과 정을 거쳐 곧 스팀에 출시될 예정이다[15]. 과거의 벡터 이미지 게임을 연상시키는 「6180 더 문」 의 미니멀리즘적인 연출은 보편적인 대중을 겨냥하기 보다는 고전 게임에 익숙한 레트로 게임 플레이어 나 실험적인 게임을 즐기는 인디 게임 플레이어 같은 니치 마켓(niche market)을 겨냥하고 있다.

    데수라는 스팀에 입점할 예정이거나 혹은 다소 출시가 어려운 인디게임들을 수용하고 있는 B급 플랫폼에 해당되며, 그린라이트는 스팀이 유저들의 성향을 반영하여 인디 게임을 스팀에 출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또 다른 서브 플랫폼이다. 데수라나 그린라이트에는 「6180 더 문」 과 같이 소규모의 특정 게이머들을 겨냥한 다양한 취향의 인디게임들이 많이 포진되어 있다. 최근에는 터틀 크림의 게임 외에도 JK 소프트의 「래빗 홀 3D(Rabbit Hole 3D, 2014)」 이 올해 출시되었으 며[16], 허민구 개발자가 주축이 된 인디 게임 스 튜디오 데브 아크(Dev Arc)의 「매스 오브 데드 (A Mass of Dead, 2014)」 [17]와 파이드 파이퍼 스 엔터테인먼트(Pied Pipers Entertainment)의 「군대와 전략: 십자군(Army and Strategy: The Crusader, 2014)」 [18]가 그린라이트를 통과하는 성과를 올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인디 게임 개발자들의 미래가 그리 밝아보이지는 않는다. 이는 한국의 게 임 개발 환경이 인디 게임 개발자들에게 지속적인 작업 환경을 보장해주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때 문에 많은 인디 게임 개발자들이 서서히 스팀이나 해외 콘솔 플랫폼을 대상으로 게임을 개발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한국 정부의 셧 다운제로부터 자유로운 해외 플랫폼을 선호하고 있 지만, 그렇기 때문에 한국 유저가 아닌 북미와 유 럽 유저의 취향에 맞추어 게임을 제작해야 하는 난점도 동시에 극복해야 한다. 터틀 크림이나 파이 드 파이퍼스의 게임들은 시각적인 배치나 게임적인 관습 부분에서 절대적으로 북미 사용자들을 대상으 로 게임을 개발한 흔적들이 보인다. 이들이 힘들게 만들어낸 인디 게임들에 한국의 지역성이 전혀 묻 어나지 않는다는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3.결론: 작가주의의 탄생과 아방가르드적 게임

    지금까지 여러 인디 게임들이 기존에 시도하지 않았던 창작 방식, 인터랙션 메커니즘, 서술 방식 등을 활용하고 있음을 살펴보았다. 이러한 게임들 은 우선 개인이나 소규모 개발 팀의 작은 조직을 바탕으로 신선한 아이디어와 수공업적인 비주얼 아 트, 기존의 게임 관습을 개선한 인터랙션 매커니즘 을 통해 게임 경험의 혁명적인 개선을 가져왔다.

    상당히 조심스러운 평가이기는 하지만 2008년 이후로 이어진 이러한 인디 게임들의 면모는 아방 가르드적이라고 볼 수 있다. 2008년을 기점으로 스 팀을 비롯한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Playstation Network), 엑스박스 라이브(XBox Live), 위 웨어 (Wii Ware)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들이 모두 인디 세션을 갖추기 시작했으며, 전통적인 게임 관습에 서 벗어나 인터랙션 메커니즘과 서술 방식에서 실 험성을 띤 다양한 게임들이 처음으로 포진되기 시 작했다. 앞서 예로든 「브레이드」 나 「월드 오브 구(World of Goo, 2008)」 같이 2008년에 출시된 인디 게임들은 이 해를 기점으로 인디 게임에 관 한 인식의 변화를 촉진시켰던 것이다. 그 결과 스 팀은 2009년에 이르러 205%에 달하는 매출 신장 효과를 누렸으며, 이는 상당부분 인디 게임의 라인 업 다양화로 인한 것이라 볼 수 있다.[19]

    이러한 면모는 창작 방식과 플레이 방식뿐만 아 니라, 게임의 배급과 마케팅의 측면까지 포함하고 있어서 자본 중심적으로 재편되어가던 게임 시장에 균열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대규모 스튜 디오 게임의 보편적인 게임 진행방식을 거부하고, 개인적인 표현의 가능성을 탐색하여 만들어지는 장 인적인 인디 게임들은 게임 예술에 있어서 작가주 의의 탄생을 예고하는 신호탄처럼 보인다. 필 피쉬 나 조나단 블로우, 데렉 유, 에드문트 맥밀렌 등 일련의 인디 게임 개발자들을 선호하는 플레이어 계층과 맞물려 이러한 인디 게임의 작가주의적인 행보는 상당한 기간 동안 그 조류를 이어가리라고 판단된다.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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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Alice O’connor “Valve Boasts of 205% Steam Sales Increase in 2009” , Shacknews 2010. 01. 29. http://www.shacknews.com/article/62158/valve-boasts-of-205-steam,

    저자소개

    • 이 정엽 (Jung Yeop Lee)
    • 2001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학사
    • 2003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석사
    • 2014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
    • 2007-2013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대우교수
    • 2008-2014 서울대학교 연합전공 정보문화학 연구교수
    • 관심분야 : 게임 디자인, 게임 스토리텔링, 인디 게임